손흥민 4골, 무리뉴는 "케인이 경기 바꿨다"고 말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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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먹튀타임즈 전체게시물- 조회5,754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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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4골을 작렬했다. 해리 케인의 움직임을 적절히 활용한 덕분이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영국의 사우샘프턴에 위치한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사우샘프턴에 5-2 승리를 거뒀다. 개막전 패배를 털고 마수걸이 승리를 거뒀다.
경기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0-1로 뒤진 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시작으로 4골을 몰아쳤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선정한 '최우수선수(king of the match)' 역시 손흥민의 몫이었다.
손흥민에게 4차례 모두 도움을 준 것은 '주포' 해리 케인이었다. 전반전 내내 답답했던 경기력을 손흥민과 케인이 바꿨다.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주제 무리뉴 감독은 "내 생각엔 해리 케인이 후반전 경기를 바꿨다. 그의 움직임은 엄청났다. 연계 플레이는 믿을 수가 없었고 손흥민이 피치의 다른 지역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며 케인을 칭찬했다. 무리뉴 감독이 4골을 넣은 손흥민에 앞서 케인을 칭찬한 이유는 무엇일까.
손흥민이 기록한 4차례 득점 모두 사우샘프턴의 수비 뒤 공간을 노리면서 나왔다. 우선 무리뉴 감독의 말대로 케인의 움직임이 시작이었다. 케인은 중앙에 단순히 머무르지 않고 폭넓게 움직이면서 수비를 끌고 다녔다. 케인이 수비진을 끌고 움직이면 뒤에 공간이 났다.
그리고 이 공간을 놓치지 않은 것이 손흥민이다. 위협적인 공격수 케인이 미끼가 되고, 손흥민이 그 뒤를 노려 결정타를 날렸다. 수비수 시야 밖에서 움직이는 디테일까지 더해져 수비를 곤란에 빠뜨렸다. 전체적인 경기력에서 만족하긴 어려웠지만 손흥민-케인 '핫라인'만큼은 말 그대로 뜨거웠다.
4골 모두에서 이런 양상이 발견된다. 전반 추가 시간 케인이 왼쪽 측면으로 넓게 벌려 뛰면서 수비의 시선을 분산했다. 손흥민은 중앙 수비수 2명의 시야 밖에서 중앙에서 침투했다. 패스가 조금 길었지만 손흥민은 주력과 슈팅력을 살려 오른발로 득점했다.
후반 2분에도 케인이 지오반니 로셀소의 전진 패스를 받으며 수비진의 시선을 끌었다. 얀 베드나렉이 케인을 막기 위해 발을 멈춘 순간, 손흥민이 침투했다. 손흥민의 전진 타이밍이 절묘했다. 이번엔 왼발로 마무리했다.
후반 19분에도 케인이 시작이었다. 케인은 2선까지 물러나 공을 받았다. 잭 스티븐스가 케인을 따라붙었는데, 카일 워커피터스와 사이에 공간이 벌어졌다. 손흥민이 이 공간을 놓치지 않았고 케인은 절묘한 로빙패스로 득점을 도왔다. 이번엔 오른발 마무리였다.
4번째 득점 역시 케인이 측면으로 빠지면서 사우샘프턴 수비진을 흔든 덕분이었다. 후반 28분 케인은 로셀소의 패스를 오른쪽 측면을 향해 잡아뒀다. 수비진을 끌어당긴 뒤 반대편의 손흥민에게 크로스를 했다. 손흥민 역시 속도를 조절하면서 오프사이드를 깨뜨릴 타이밍을 쟀다. 각도를 좁히려 나온 알렉스 매카시 골키퍼의 겨드랑이를 노려 이번엔 왼발로 득점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합류한 뒤 득점력에 물이 올랐다. 이적 직후인 2015-2016시즌을 제외하고 이후 리그에서 두 자릿수 이상 득점을 터뜨리고 있다. 공이 없을 때 침투 움직임이 좋아진 덕분이다. 케인은 위협적인 득점원이자, 손흥민에겐 훌륭한 조력자,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두 선수의 호흡은 원만하다. 케인은 경기를 마친 뒤 구단과 인터뷰에서 "경기 하루 전에 이야기를 나눴다. 사우샘프턴이 라인을 올려 압박하는 것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다. 내가 후방으로 내려오면 손흥민이 수비 뒤 공간으로 뛰었다. 아마 세 번째 득점 장면이었던 것 같다. 손흥민이 외치는 소리를 들었지만 보진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수비 뒤로 뛰어 들어가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최근 공격력이 고민이다. 수비에 신경을 쓰다보니 공격에서 숫자가 부족하다. 밀집 수비를 만났을 때 유기적인 공격 전개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 와중에 케인과 손흥민 두 명이서 멋진 연계 플레이를 펼쳤다. 무리뉴 감독 역시 손흥민의 3번째 골이 터진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이번 시즌에도 토트넘의 공격은 손흥민과 케인이 이끈다.